이 글은 한국관광 데이터(이동통신·카드·관광통계 기반)를 활용해 2022~2024년 구간에서 지역 간 격차가 벌어지는 방식, 그리고 개인이 바로 적용할 수 있는 판단 기준을 정리한다.
- 방문자 수 착시
- 관광수요 잔존지수(TDI)
- 속초시 vs 강릉시
- 데이터랩 판단 루틴

관광수요 해석에서 가장 흔한 착시
국내 관광수요를 볼 때 가장 흔한 착시는 “방문자 수가 늘었으니 지역이 회복됐다”는 결론이다. 하지만 2022년부터 2024년까지의 흐름을 보면, 관광객 수(유입)는 늘어도 지역에 남는 돈과 체류(잔존)가 줄어드는 구간이 반복됐다. 특히 휴일 구성 변화, 해외여행 재개, 물가 상승이 겹친 2023~2024년에는 ‘많이 왔는데 덜 썼다’는 현상이 동시에 나타났다. 이때 단순 방문자 수만 보면 회복으로 읽히지만, 숙박·체류·관광소비가 따라오지 않으면 상권의 체감은 악화될 수 있다.
따라서 지역 관광수요 변화는 “얼마나 왔는가”와 “얼마나 남겼는가”를 분리해 봐야 한다. 이 글은 한국관광 데이터(이동통신·카드·관광통계 기반)를 활용해 2022~2024년 구간에서 지역 간 격차가 벌어지는 방식, 그리고 개인이 바로 적용할 수 있는 판단 기준을 정리한다.
수요가 갈리는 구조적 원인과 TDI
지역 간 관광수요가 다르게 움직이는 1차 원인은 ‘체류 구조’다. 당일 방문(드라이브·맛집 중심) 비중이 높을수록 방문자 수가 늘어도 숙박이 늘지 않고, 숙박이 늘지 않으면 야간 소비·연쇄 소비가 붙지 않는다. 2차 원인은 ‘소비 전환’이다. 같은 체류라도 관광소비가 식음료에 과도하게 쏠리면, 쇼핑·여가·교통으로 확산되는 파급이 약해진다. 3차 원인은 ‘유입의 질’이다. 외지인 비중과 재방문 비중이 낮으면, 마케팅으로 유입을 만들어도 지속성이 떨어진다.
관광수요 잔존지수(TDI, Tourism Demand Index)는 “해당 기간 유입된 방문자 수 대비, 지역에 남은 체류·숙박·관광소비의 결합 효과를 0~100 범위로 환산한 값”이다. 계산은 복잡할 수 있지만 해석은 단순하다. 동일 기간에 방문자 수가 비슷해도 숙박일수↑·체류시간↑·관광소비↑가 함께 움직이면 TDI는 상승하고, 방문자만 늘고 나머지가 정체·하락하면 TDI는 하락한다. 이 글에서 TDI는 ‘관광수요가 지역경제로 번역되는 정도’를 판단하는 핵심 기준으로 반복 사용한다.
이제 2023년 강원권의 대표 관광지인 속초시와 강릉시를 실제 수치로 비교해, 방문자 수 착시가 어떻게 발생하는지 확인해보자. 비교는 “방문자 수”와 “소비·체류”를 동시에 놓고, 비교 결과를 즉시 행동 결론으로 연결한다.
2022~2024 실증 데이터: 속초시 vs 강릉시
강원특별자치도 관광 동향 분석(이동통신 기반 추정치)에서 2023년 강원 18개 시·군 중 관광객이 가장 많이 방문한 곳은 강릉시 34,276,494명, 속초시 24,928,828명으로 제시된다. 같은 자료에서 전년 대비 증감률은 강릉시 -4.2%, 속초시 -0.5%로 나타난다. 즉 2023년에는 “많이 방문한 강릉”이 “방문자 수 관점에서 더 크게 줄었고”, “속초는 감소폭이 작았다”는 1차 신호가 나온다.
여기서 중요한 비교 구조가 등장한다. 지표 A(방문자 수)만 보면 두 지역 모두 여전히 대규모 방문을 유지하지만, 증감률만 보면 속초가 상대적으로 ‘방어가 잘 된 지역’이다. 그러나 행동 결론을 내리려면 지표 B(관광소비·체류)를 반드시 붙여야 한다. 속초시는 2023년 관광소비액이 약 1,789억 원으로 전년 대비 3.7% 감소했다는 분석이 공개돼 있다. 방문자는 큰 폭으로 줄지 않았지만 소비는 감소한 것이다. 이 조합은 “유입은 유지됐는데 지갑은 닫혔다”는 신호이며, TDI 관점에서는 방문자 유지 vs 소비 감소의 엇갈림이 발생한 구간이다.
그럼에도 속초가 가진 강점은 ‘체류 확장’에서 나온다. 같은 분석에서 2023년 속초는 7~8월에 각각 약 242만 명, 286만 명이 방문하는 등 성수기 집중도가 높았고, 외국인 방문(약 6만 8천 명)이 전년 대비 129.4% 증가했다는 수치도 제시된다. 외국인·성수기 집중은 숙박·야간 소비를 끌어올릴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강릉은 2023년에 산불·계절 요인 등으로 숙박 소비가 크게 흔들린 사례가 보고되기도 했다. 같은 ‘강원 대표 관광지’라도 충격에 대한 복원력(방문자 방어)과 소비 탄성(지출 방어)은 다를 수 있다.
따라서 행동 결론은 이렇게 정리된다. 2023년처럼 소비가 둔화되는 국면에서는 “방문자 수가 큰 지역”을 고르는 것보다, “방문자 감소폭이 작고(예: -0.5%) 외국인·숙박으로 확장되는 신호가 있는 지역”을 고르는 편이 안전하다. 반대로 방문자 수는 압도적으로 많아도(-4.2%처럼) 감소폭이 크고 소비 충격이 겹치면, 단기 유입형 사업(당일 방문 의존)은 위험도가 상승한다. 이 판단을 빠르게 하기 위해 아래 표처럼 A vs B를 동시에 놓고 TDI 방향을 가늠한다.
| 판단 항목 | 속초시 | 강릉시 | 행동 결론 |
|---|---|---|---|
| 2023 방문자 수 | 24,928,828명 | 34,276,494명 | 규모가 아니라 변화율을 함께 본다 |
| 전년 대비 증감률 | -0.5% | -4.2% | 감소폭이 작은 지역이 방어력이 높다 |
| 관광소비(2023) | 약 1,789억 원(-3.7%) | 충격 민감(사례 존재) | 소비가 함께 꺾이면 TDI 하락 위험 |
| 외국인 방문(2023) | 약 6.8만 명(+129.4%) | 지역별 상이 | 체류·야간 소비 확장 신호면 선별 확대 |
| TDI 방향 | 혼합(유입 방어 vs 소비 둔화) | 하방 압력(감소폭 확대 가능) | ‘숙박·소비’가 붙는 업종 중심으로 선택 |
실전 적용: 데이터랩에서 바로 쓰는 판단 루틴
이 글의 목표는 “통계를 읽었다”에서 끝나지 않고, 오늘 당장 실행 가능한 선택 기준을 만드는 것이다. 가장 빠른 루틴은 한국관광 데이터랩에서 (1) 지역별 방문자, (2) 숙박/체류 특성, (3) 관광소비를 같은 기간으로 맞춰 확인하는 것이다. 기간은 최소 12개월(예: 2023년 1~12월)과 직전 12개월(예: 2022년 1~12월)을 나란히 두고, 변화율을 본다. 여기서 핵심은 방문자 수 자체가 아니라 방문자 변화율 vs 소비·체류 변화율의 방향 일치 여부다.
실행 순서는 단순하다. 첫째, 공식 경로(한국관광 데이터랩)에서 관심 지역(시·군·구)을 선택한다. 둘째, ‘외지인 방문자 수’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감률을 확인한다. 셋째, 같은 기간의 ‘평균 체류시간/숙박일수’와 ‘관광소비(카드)’ 증감률을 확인한다. 넷째, 세 지표가 모두 상승이면 TDI 상승 구간으로 간주하고, 신규 매장·콘텐츠·숙박 연계형 업종을 우선 검토한다. 반대로 방문자는 유지(또는 소폭 상승)인데 소비가 하락하면, TDI가 꺾이는 구간이므로 객단가 의존 사업보다 회전율·재방문 구조를 강화하는 쪽으로 전략을 바꾼다.
체크리스트—오늘 확인할 6가지
- 기간을 2022년 vs 2023년처럼 ‘같은 월 기준’으로 맞췄는가
- 방문자 증감률이 -1%~+1% 수준이면 ‘정체’로 분류했는가
- 방문자보다 소비가 더 크게 빠지면(-3% 이하) TDI 하락 경보로 봤는가
- 숙박일수·체류시간이 동반 상승하는지(체류 확장 신호) 확인했는가
- 외지인 비중이 높은지(유입의 질) 확인했는가
- 결론을 “증설/유지/축소” 중 하나로 강제 결정했는가
심화 분석—관광수요가 지역경제로 남는 조건
2024년처럼 물가 부담이 큰 국면에서는 관광객이 늘어도 지출이 분산·축소되기 쉽다. 이때 지역의 승패는 “관광객 수”가 아니라 “관광객 1명이 남기는 체류·소비의 조합”에서 갈린다. 속초 사례처럼 방문자 감소폭이 작아도 소비가 감소하면 TDI가 흔들릴 수 있으므로, 지역(또는 사업)은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1) 숙박·야간 콘텐츠를 확장해 체류시간을 늘리거나, (2) 식음료 편중을 줄이고 여가·쇼핑으로 소비를 분산시켜 파급을 키우는 것이다. 결국 TDI를 올리는 전략은 ‘유입 확대’가 아니라 ‘잔존 확대’이며, 데이터를 보는 사람은 방문자 수가 아니라 방문자·체류·소비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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